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共感

후지와라 신야 - 인도방랑

그 청년 시절의 나는 어쩐지 병을 앓고 난 것 처럼 보였다.

야윈 몸에 긴 머리카락, 수염은 덥수룩하고 불거진 광대뼈가 강항 햇볕을 받아 반들 거렸다. 

연약해 보이며서도 볕에 그을은 검은 어깨가 이 작열의 나라에 대한 청년의 저항의 시간과 여행을 말해 주고 있었다. 

청년은 뭔가에 지고 있는 것 같았다. 

어쩌면 청년은 태양에 지고 있었다.그리고 청년은 대지에 지고 있었다. 

청년은 사람에 지고, 열에 지고 있었다. 

청년은 소에게 지고, 양에게 지고, 개와 벌레에게 지고 있었다.

청년은 오물에 지고, 꽃에 지고 있었다. 

청년은 빵에 지고, 물에 지고 있었다. 

청년은 거지에게 지고, 여자에게 지고, 신에게 지고 있었다. 

청년은 냄새에 지고, 소리에 지고, 그리고 시간에 지고 있었다.

청년은 자신을 둘러싼 온갖 것에 지고 있었다.

청년의 지친 눈은 표정을 상실한 듯 보였지만, 
내리 쬐는 태양에 눈부시게 백열하는 눈앞의 지면을 멍하니 응시할 만큼의 의지는 간신히 남아 있었다.

분명 그것은 스물다섯 살 때의 내 모습이었다.